신혼여행 출발, 불과 얼음의 아이슬란드로.

3,715일

오늘은 나와 아내의 결혼식이다. 
2006년 9월에 만나 이어온 관계가 2016년 11월에 결실을 맺었다. 
흘려들은 우스갯소리론 연애 기간이 지속될 확률은 해마다 절반씩 줄어든다고 한다.
어디 계산해보자, 10년이면 0.097%이다. 
식전 동영상에서 연애일수가 공개되었을 때 술렁이던 하객들 생각에 어깨가 다시 한 번 으쓱한다. 

인사는 제대로 했는지, 당당하게 걸었는지. 작은 퍼즐을 맞추다보니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수능시험을 치르러 가는 기분이랄까, 장장 10개월간 공부하여 준비한 것을 아내에게 시험받는 기분이다. 
아이슬란드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었다.
구매한 책 두 권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고, 네이버 카페의 여행 후기를 통해 계획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크게 도움 되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상상하며 계획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내 맘 모르는 아내는 룰루랄라 벌써 저만치 가버렸다. 휴.. 같이 좀 가지. 

저녁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많은 사람들 아이슬란드 - DSC03356 1 1024x682 - 아이슬란드 신혼여행  #1. 인천국제공항에서

저녁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많은 사람들

카트에 실린 짐을 보니 아내는 패션쇼를 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내 짐의 두 배라니, 나는 카메라 장비까지 있는데 :<
여행 시작부
터 잔소리하면 못된 남편 취급을 받을 것 같아 이해와 용납으로 넘기기로 한다. 다음 여행엔 국물도 없다.

불안한 마음이 내 발걸음을 재촉한다. K…K…여기있다. KLM.
혼인 8시간 전, 웹체크인으로 좌석 선택에 실패했다.
저렴한 클래스 항공권을 구입하였기에 사전 웹체크인이 불가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발권이 늦어져 신혼여행을 따로 갔다는 글을 본 터라 서둘러서 KLM 카운터로 향했다. 

사람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왜이리 사람이 많은건가. ㄹ자로 줄을 선 내내 애간장이 탄다.

“혹시 저희 떨어지게 되는건 아니죠? 자리 붙여주시면 안될까요? 신혼 여행이에요.”
만나자마자 이렇게 묻는 승객도 드물을 것이다. 어찌나 다급했는지 인사하는 것도 잊었다.
승무원은 친절하게 인사를 건낸 뒤 우리를 진정시켰다.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걱정마세요 고객님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친절한 승무원님은 아내와 나의 자리를 붙여서 배정해주었다. 감사합니다. 

누려보다. 라운지

짐 검사와 몸 수색이 끝나자마자 아내는 재빨리 비즈니스 라운지로 향했다.
시뻘건 H카드를 발급받아 실적을 채워온 것은 오늘을 위해서 였다.
연회비 20만원에 25만원 상당 혜택과 P.P 카드는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기로 결심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카드이다. 문제가 있다면 카드의 매혹적인 붉은색이 자꾸 긁게 만든다는 점?

난생처음 들어와본 라운지는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들었다.
비지니스, 퍼스트 클래스를 타는 사람들만 쓸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었는데..우리가 여길 오다니 말이다.
인천공항 2층 구석에 위치했지만, 우드톤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커다란 TV와 소파.. 등은 모르겠고, 간단한 뷔페라니!!!! 

뷔페에 눈이 휘둥그래진 아내 아이슬란드 - DSC03368 1 1024x682 - 아이슬란드 신혼여행  #1. 인천국제공항에서

뷔페에 눈이 휘둥그래진 아내

폐백 등 예식순서가 많아 7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하지만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800여명의 하객이 방문하여 식재료가 미리 동이나 제대로 식사를 할 수 없었다.
아내는 아름다운 드레스 라인과 긴장탓으로 하루종일 식사를 거렀다. 오전 7시반엔 기상했을테니 열내댓시간은 굶었으니 얼마나 시장했을까. 아내는 라운지가 신기해 사진 찍는 나는 버려두고 쏜살같이 빈 테이블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자리잡고 우리는 식사를 시작했다.
토스트, 페페로니 햄, 샐러드 등 너무도 맛있었다. 사실 이게 맛있는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도 전에 접시를 비워버렸다. 콜라, 사이다, 맥주 등은 무료로 제공되었다. 그래도 나는 쥬스.
결혼식 후 샤워룸을 이용을 계획했었으나 갈아입을 옷이 마땅치 않았고, 결국 하루종일 긴장한 신부를 위해 안마기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바라만봐도 편안하다. 아이슬란드 - DSC03370 683x1024 - 아이슬란드 신혼여행  #1. 인천국제공항에서

바라만봐도 편안하다.

4~500만원짜리 바디XX드 안마의자도 이녀석만큼 버튼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왠 버튼이 이리도 많은지 이용시간 중 절반은 버튼을 눌러보며 사용법를 익히는 시간으로 보낸 듯하다. 

익숙해지려는 찰나 라운지 마감 시간이라 문을 닫아야 한댄다. 

허허 이제 몸이 풀어지려 하는구만..

안마기에 아쉬운 마음을 걸쳐두고 라운지로 나왔다. 그 많던 외국 형누님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아시아나 승무원들이 자리를 정돈하고 있었다. 작은 뷔페 바엔 음식이 저렇게나 많은데, 왜 벌써 문을 닫는 것인가. 라고 항의하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지만 비행기 시간인 00:55가 다가오고 있었다.

아시아나라운지2 아이슬란드 - DSC03372 1024x682 - 아이슬란드 신혼여행  #1. 인천국제공항에서

뷔페 바를 정리중이심

아시아나라운지1 아이슬란드 - DSC03371 1024x682 - 아이슬란드 신혼여행  #1. 인천국제공항에서

책은 모두 가짜였다.

아시아나라운지3 아이슬란드 - DSC03374 1024x682 - 아이슬란드 신혼여행  #1. 인천국제공항에서

느낌있는 그랜드 피아노

아시아나라운지4 아이슬란드 - DSC03375 1024x682 - 아이슬란드 신혼여행  #1. 인천국제공항에서

곡선으로 좌르륵.. 아름답다.

아시아나 항공 모형 아이슬란드 - DSC03380 1 1024x682 - 아이슬란드 신혼여행  #1. 인천국제공항에서

안녕 아시아나 , 그리고 안녕 KLM.

KLM 아이슬란드 - DSC03383 1 1024x682 - 아이슬란드 신혼여행  #1. 인천국제공항에서